갑자기 영업을 시작한 당신에게 – 영업사원을 위한 최고의 실무 영업 지침서

나는 구피생이 김민규를 좋아한다.

김민규 님? 구피생이님? 김민규 작가? 뭐라고 호칭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무라카미 하루키를 하루키님이라고하지않으니 그냥 구피생이 김민규 라고 칭하기로 했는데, 문득 왜 하루키는 하루키라고 부르는데 거부감이없는데 구피생이 김민규는 이렇게 부르면 막부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걸까.

아무래도 하루키는 가까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절대로 만날 일도없고 닿을 수 없는 사람인데 반해서 구피생이는 또래도 비슷하고 직장인인 점도 비슷하니 알게모르게 가까운 곳에 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존대를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 같다.

각설하고, 내가 구피생이 김민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시장을 바라보는 뷰, 그의 사상(부동산 상승과 매수를 외치기는 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자극하면서 가즈아 하는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 삶에 필요한 투자 로서 이야기하는 것)때문이기도 하며

그가 비슷한 또래의 일 잘하는 대기업 직장인으로서 살아가는 모습이 좋아보이고 내적 친밀감을 주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그의 조곤조곤 말하는 듯한 글의 문체와 어투가 좋기 때문이다.

그가 쓴 글을 읽고 있으면 감정의 기복이 크지 않으며 똑똑한데 조용히 이야기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그의 말에 공감을 하며 그의 말을 믿고 싶어진다.


한동안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잘 쓰지 않던 그가 미국에 돌아와서 한두번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러다가 오랜만에 블로그에 올린 글이 바로 이 책, 갑자기 영업을 시작한 당신에게 의 추천사였다.

그의 추천사는 그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고 완성도 높은 포스팅이었고, 평생 영업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고, 영업직무도 거쳐보지 않은 나였지만 구피생이의 추천사를 읽자마자 이 책을 읽어보고싶은 도서 리스트에 올려놓게 되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책은 훌륭했고, 재미있었지만 책보다는 구피생이의 추천사가 나는 더 재미있었다. 그렇다고 책이 나빴다는 것은 아니었다.

저자와 인간적인 친분이 있고 아는 사이인 구피생이 김민규가 쓴 추천사는, 그가 지인인 저자에 대해서 감정을 담아서 썼기때문에 담담한 가운데 애절한 면이 있었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한 것은 전적으로 구피생이 김민규의 추천사 때문이다.

추천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하고, 책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어찌되었든 책을 읽고 쓰는 독후감이니까.

뛰어난 영업 실무 비법서

나는 구피생이 김민규의 추천사를 보고 이 책이 영업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의 자기 회사생활 이야기, 에세이 내지 후기같은거라고 생각했는데. 웬걸. 전혀아니었다. 저자 개인의 경험에 바탕을 두고 있기는 하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영업 지침서이다.

이 책의 제목답게, 갑자기 영업을 시작한 당신에게, 영업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인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영업을 시작해서 영업을 잘 하고싶은 영업사원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할 것 같다.

나는 영업이라는 직무는 생각해본 적도 없다. 회사에 와서 영업파트에 있었던 적도 있지만 사무파트로 돌아서 후선의 지원으로 대부분 일했다.

이 책의 시작은 그렇게 시작한다.

누구나 영업을, 하고싶어서 시작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고.

이 책의 저자 윤강진은 나름 영업으로 큰 성과를 내고 커리어를 구축하여 영업전문가가 되었고 그래서 영업에 대한 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이야기한다. 영업을 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업이 나의 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조차 처음부터 영업을 하고싶어서 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영업은 그런 것이라고.

이 책의 저자는 나보다 늦게 입사한, 그리고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간 대학생이다. 그러나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저자는 절대빈곤선 아래의 생활을 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돈이 좀 없는 학생이 아니라 정말로 절대빈곤선에 있는 학생이었다.

이런 생활을 하는 사람이 저 지방 어드메에서, 수십년전이 아니라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았던, 나와 같이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아마 구피생이 김민규가 추천사에서 이야기한,

책을 읽다가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것은 아마 그 이유때문이리라. 자기 아는 형, 지인이 그런생활을 했었다는 것이 너무나 마음이 아팠기에.

남들은 상상하기 힘든절대적 빈곤선에 있던 사람이 한샘에 입사하여 영업맨으로 성공가도를 달려 엄청난 성취를 이루어냈다. 아마 지금의 한샘과 달리 15년전의 한샘은 지금만큼 큰 기업이 아니었기에, 조직이 작았기애 성과를내면 더 빠른 승진과 성취가 있을 수 있었을지도 모르나,

그런 모든점을 감안하더라도 책에 써있는 저자의 성과를 보면, 이 사람이 살아온 지난 15년과 내가 살아온 15년이 같은 15년이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들며, 내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헛된 시간을 보낸 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요새 나와 비슷한 또래의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점 중의 하나이다.

그 정도로 저자는 엄청난 성과를 냈다. 솔직히 저자가 힘들게 살다가 성공한 이야기를 써놓은 것인 줄 알았다. 아마 그리고 그랬다면 더 재미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이야기는 아니다.

저자가 힘든 배경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저자의 영업을 선택하기까지의 과정, 자기가 왜 영업맨이 되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것뿐이며, 그 뒤로 저자가 열심히 달려서 엄청난 성과를 낸것에 대해서는

성과를 자랑하는 일대기같은 측면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절대적으로 어떻게 하면 영업을 잘 할 수 있는지 노하우를 전달 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성과와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차라리 자기 일대기였으면 나같은 비영업직군 사람도 쉽게 읽고 넘길 수 있었을텐데, 영업 노하우가 나오는 순간,

아마 영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눈이 똥그래지며 보물단지를 만난 기분이 들겠지만 나로서는 잘 안와닿게 되는 것이다. 나는 영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AI로 대체불가능한 직군

이게 보니까 영업이라는 것은 종합 예술이다. 종합예술인데 그냥 예술이 아니라 사람(영업대상)의 감정을 케어해야하는 것이다.

심리학에 능통하면 도움이 될 것 같고 화술을 키워야한다. 단순히 팩트를 전달하는게 아니다. 비용이나 품질이라는 팩트, 목적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그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이라는 화술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전달하는지, 그것이 바로 영업 대상의 마음을 조금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높아도 돌릴 수 있는 방안인 것이다.

내 생각에 이건 절대로 AI로 대체할 수 없다. 뭐 세상에 절대라는 것은 없겠지만 인간의 육체를 대신하는 것이 단순히 글이나 숫자로 표현되는 인간의 지능이 필요한 부분보다 대체하기 힘들것이고 육체보다 힘든 것이 아마 인간의 감정을 케어하는 것일 것이다.

영업은 이 모든것이 필수로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이 암묵지의 경우로 녹아있다.

차라리 숫자로 계량화가 될 수 있는 영역이라면, 데이터화하고 공식화하여 사람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하는 지침서나 강의, 강사들이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영업은 그렇지 않다.

영업대상자를 대면하여 즉각적으로 나오는 상대방의 반응과 표정은 공식화 될 수 없다. 그런것을 어떻게 전달하고 가르칠 것이며, 안다고해도 저렇게 어려운 영역을 누가 전수하려하겠는가?

전수하려면 규격화가되어야하는데, 자기가 알고있는 노하우를 규격화하는 것 자체가 큰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니 남을 가르칠 단계에 오르기 쉽지도않고, 그 단계에 있는 사람이 저런 노력을 들여서 전달할 니즈가 없으니 지금까지 영업 강의나 책이 많이 나오지 않은 것일게다.

흔치 않은 영업 노하우 지침서

그런 면에서 이 저자가 대단한 것이다. 이 저자 윤 강진이 영업의 달인이라 그런가 수많은 케이스를 접하고 그 수많은 케이스에서 성과를 낸 사람이라 그런지, 나름의 노하우를 공식화 규격화 할 수 있고, 자기 스스로가 깨우쳐서 남에게 이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원리를 찾았다.

그리고 저자는 시중에 이런 책이나 지침서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본인이 그런 지침서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책을 읽어도 내 스스로가 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걸 읽고서 손님을 만나도 내가 뭘 적용하거나 그러기는 힘들어보인다. 그럼 이 책을 읽는 것이 쓸모가 없는 것일까? 아니 아닐것이다. 그건 너무나 당연한 것일 것이다.

왜냐면 이 사람이 이 책을 써내기까지, 15년간 영업만 하면서 깨우친 노하우의 집약체가 이 책이 된것이다. 즉 영업만 하면서 몸에 체화된 노하우를 책으로 써놓은 것인데 내가 그것을 눈으로 읽고나서 내 몸에 배길거라고, 내 행동이 바뀔거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당연하겠지. 그렇지만 영업을 하다가 막힐때, 뭘 어떻게할지 모르겠을때, 막막할때, 그럴때는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책대로 그대로 따라할 수 없더라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선배가 나는 이렇게 갔다 라는 경험담을 제시하는 등불이 될 수는 있을테니까.

그리고 영업의 극을 찍은 사람이 이야기하는, 결국 돌고돌아 “영업이란 나 자신을 파는 것”이라고 설명하는데서 나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저 이야기는 비영업직군인 나도 수없이 들어본 이야기다. 결국 나 자신을 파는 것. 이쯤 세상을 살고나니 보이는 것이, 뭔가 격언처럼 내려오는것은 다 그만한 무게가 있고 의미가 있어서 그렇게 내려온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모를지라도, 그만한 건이기에 그렇게 전해져내려오는 것이고 지금 당장은 모르더라도 내가 조금 더 세상을 알게되면 그 말의 말뜻을 알게될 수 있다는 것.

영업은 결국 나 자신을 파는 것이다

라는 의미도 그런 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인 부분은 이 사람의 커리어이다. 영업으로 커리어의 정점을 찍은 사람. 아니 그게 아니라, 영업을 엄청 잘해서 회사 내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던 저자는,

아직 회사를 한참 다니고있는 15년정도 된 사람인데, 그렇다면 지금이 커리어의 하이를 위해서 한참 8부능선정도 올라갔어야하는 시기인데, 그게 아니라 오히려 커리어의 정점을 찍고 내려온 상태이다.

그 이유는 이 사람이 다닌 한샘이라는 회사가 사모펀드에 지분 매각 이슈도 있고, 경영권이 어느정도 물갈이가되고 그러면서 임원의 라인들도 바뀌고, 이런 일련의 정치적인 과정에서 이 사람이,

자기잘못은 아니지만 자기가 속한 라인이 실각하면서 커리어가 더이상 높이 올라가기에는 멀어진(본인은 그렇게 생각하는)상황인 것 같다.

이걸보면 많이 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쌍하다는것이 아니라 사람의 인생이란 참으로 알수없구나…오묘하구나 라는 것. 보통 이런 책은 정점에 다다른 사람이 정점에 서서 지금까지를 회고하며, 나이로는 오십중반에서 육십이 넘어서, 또는 은퇴후에 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사람은 이제 갓 사십이 넘은 상태에서 커리어 정점을 찍고, 내려와서 자기가 치열하게 인생을 내던졌던 영업 세계에 대해서 책을 썼다. 동년배 직장인으로서 더욱 인상적이고 느끼는 바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많았다.

영업을 시작한, 갑자기 영업을 하게된 사람이라면 이 책이 꼭 필요한 영업 지침서, 영업 노하우 지침서, 영업 실무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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