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였나, 출근하면서 라디오에서 경제뉴스를 듣다가 귀를 잡아채는 뉴스를 들었다.
“네이버가 블로그 운영방침을 바꾼다. 블로그 지수를 뽑아낼 수 있는 API가 막혔다.”
정확히는, 블로그 지수를 산출하던 데이터 제공 파이프를 끊었다는 얘기였다.
그 순간 든 생각은 단순했다.
아, 또 썰렸구나.
플랫폼에 기대서 밥 벌어먹는 사람들, 그리고 그 위에 붙어서 장사하던 서비스들…
정책 한 방에 흔들릴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래. 평화로울때는 괜찮지만 항상,
커다란 플랫폼에 기대사는사람들은 파리목숨이지.
집에 와서 좀 찾아봤다. 이걸로 무슨 영향이 있을지,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기하게도 공식 뉴스는 하나도없더라. 난 그게 제일 의아했다.
나는 분명히 대형 방송사의 라디오 경제뉴스에서 네이버 블로그의 블로그지수 산출 API폐지
라는 소리를 똑똑히 들었는데
네이버에서 뉴스검색을하면 그 뉴스가 하나도없다. 이건 뭔가 이상한데. ㅋ
아무튼 그건 그렇다치고.
찾다보니까 한 블로그 지수 제공업체(지수 조회 서비스) 의 공지를 찾을 수 있었는데,
내용은 잔인하게 깔끔했다.
실시간 지수 서비스 종료, 환불.
말은 공손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사업모델이 잘린 거다.
하루아침에. 전혀 예상못하고.
플랫폼에 과도하게 기대는 비즈니스는 언젠가 맛이 간다
이건 비관론이 아니라 자연현상에 가까운 일이다.
유튜브로 치면 노딱 같은 게 대표적이다.
잘 운영되던 채널이라도 어떤 이유로 하루아침에 구글에 찍히면
수익이 발생하지않는다.
그걸로 생활비를 충당하던사람이라면? 하루아침에 잘리는것과 같다.
문제는 잘리면 내가 왜잘렸는지 물어라도 보고 항의라도하겠는데,
구글에서 노딱붙으면 항의도 안받고, 물어볼데도없지.
티스토리도 그랬다.정책이 바뀌면서 한순간에 광고수익이 급감했다.
구글 애드센스를 달았다가 카카오 애드핏이 달리면서 좋은 황금자리 광고는
카카오가 가져갔던가 그런거같은데,
정책이 바뀌면서 “내 지면에서 내 맘대로 못 한다”는 감각을 많은 사람들이 체감했다.
그래서 그때 티스토리 하던사람들이 많이 다른 곳으로 넘어갔다.
이렇듯 네이버만 그런게 아니다. 그나마 네이버는 광고를 끊은건 아니지.
그냥 자기네가 선의에 의해서 제공하던 API를 끊어버린거지.
API를 원래 제공해야할 의무는 전혀없다.
지표를 ‘보는 창’ 자체를 막았지만 어찌보면 정상화?
이번 사건의 핵심은 “지수가 폐지됐다”가 아니다.
지수를 뽑아낼 수 있는 데이터 제공 파이프가 끊겼다는 것이다.
뭐 사실 나같은 견실한 블로거들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
이번 사건을 두고 “너무 잔인하다”는 말이 나오는데,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게 모든 블로거를 두들겨 패는 조치냐? 그건 아니다.
위에서 말했지만, 나처럼 견실하게 글 쓰는 사람 입장에선, 솔직히 말해 체감이 크지 않다.
어차피 그런 사람은 ‘지수’가 아니라 콘텐츠 자체로 승부를 보니까.
경험이든 정보든, 꾸준히 쌓아온 것들은 API가 막히든 말든 갑자기 무너지지 않는다.
이번에 타격이 큰 쪽은 따로 있다.
지수를 보고, 지수에 맞춰서, 지수를 올리려고
키워드 반복 중심으로 빠르게 최적화하고 글을 양산하던 상업적 블로그 운영자/광고업자들이다.
그 사람들에겐 당연히 타격이 크다.
그걸로 밥을 벌어왔으니까. (그리고 나는 그런 사람들이 타격을 입는게 맞다고본다)
근데 나는 애초에 그 방향이 오래 갈 수 없다고 봤다.
광고인 척 하는 후기, 후기인 척 하는 광고가 계속 늘어나면
네이버는 장기적으로 구글에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번 개편을 무조건 나쁘게 보진 않는다.
오히려 “이제야 정신 차리나?” 싶은 부분도 있다.
다만, 여기서도 변하지 않는 교훈이 하나 있다.
플랫폼에 종속된 구조는, 정책 한 번에 하루아침에 흔들릴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정화’에 가까울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누군가는 실제로 생계가 흔들린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된 거다.
네이버가 이제야 정신 차리는 건지, 더 세게 쥐려는 건지
솔직히 요즘 네이버 검색 결과를 보면 좀 이상했다.
광고.
광고인 척 하는 후기.
후기인 척 하는 광고.
체험단.
체험단인 척 하는 광고.
사람들이 모를까? 안다. 다 안다.
그러니 네이버가 “경험 기반”을 강화하고 “품질/신뢰” 쪽으로
재정렬하려는 흐름이 나오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의도가 아니다.
정책은 공지 한 번으로 바뀐다.
그리고 그 변화는 현장에서 체감된다.
네이버에 기대던 사람은 갈 곳이 없어진다. (정확히는 갈 곳이 생기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 기대지 말고 두발로 우뚝 서라.
워드프레스도 구글 애드센스에 기대는 구조다.
완전 독립? 그건 환상이다.
근데 차이는 있다.
네이버 블로그는 “방”을 빌려 쓰는 느낌이다.
방주인이 룰을 바꾸면 가구 배치도, 동선도, 규칙도 다 바뀐다.
워드프레스는 “집을 짓는 느낌”이다.
불편하다. 돈도 든다. 손도 탄다.
호스팅, 플러그인, 속도, 보안, 백업… 해킹 걱정도 상수다.
대신 이게 있다.
완벽하게 종속된 구조보다는 낫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진짜 개인 느낌인데)
구글이 네이버보다 덜 양아치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많다.
물론 구글도 양아치짓 한다. 다만 결이 다르다.
결국 세상만사는 등가교환
여기서 내가 제일 하고 싶은 말.
세상만사는 트레이드오프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 네이버 블로그: 글쓰기 시스템은 극도로 편하다.
이미지 삽입, 폰트, 꾸미기, 모바일 작성… 손이 덜 간다.
대신 광고 수익은 솔직히 말해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 - 티스토리: 네이버보단 불편하지만 여전히 블로그형 CMS라 편한 편이다.
대신 플랫폼 정책 한 번이면 수익 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이미 그걸 봤다.) - 워드프레스: 시작부터 “사이트 만들기”다.
날아갈 걱정, 해킹당할 걱정이 있다.
대신 잘 되면 수익의 상한이 높다.
그래서 결론은 이거다.
내가 불편하면 돈을 벌고, 내가 편하면 편하게 해주는 누군가에게 돈을 낸다.
이번 사태가 준 교훈
특정 업체가 망했냐 안 망했냐가 본질이 아니다.
이번 사건이 보여준 교훈은 딱 하나다.
플랫폼 위에서 플랫폼 데이터로 장사하면, 플랫폼이 밸브 잠그는 순간 끝난다.
그리고 그다음은 개인의 선택이다.
- 편하게 갈 건지
- 불편하게 갈 건지
- 그 불편을 감당할 체력이 있는지
웃긴 건 뭔지 아나.
다들 불편한 길이 돈 되는 걸 안다.
근데 대부분 편한 길을 고른다.
나도 그렇다. 사람이니까.
다만 이제는 하나만 알아야 한다.
편한 길을 고른 순간, 정책 리스크까지 같이 산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