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실질 수익률이 중요한 이유 – 수익률이 좋아도 펀드 3년 수익률 실상은 개살구 일지도?

나름 펀드 투자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개별 주식 투자보다는 확실히 성과가 좋았으니까요.

저는 역사적으로 개별 주식만 건드리면 마이너스가 나는 ‘마이너스의 손’이었습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활발하게, 그 이후에는 우량주 장기 투자를 했지만 결과는 참담했죠. 반면, 2011년에 가입한 펀드는 2020년에 열어보니 100% 수익이 나 있었고, 코로나 폭락장 때 들어간 펀드도 1년 만에 40% 이상을 벌어다 주었습니다.

자신감이 붙은 저는 2021년, 또 한 번의 기회를 포착하고 과감하게 진입했습니다. 바로 ‘미국 채권 펀드’였습니다.

환헤지 안 하는 미국 채권 펀드(UH)에 투자한 이유

당시 제가 미국 채권 펀드를 선택한 논리는 명확했습니다.

  1. 환율 상승 배팅: 당시 낮았던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오를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2. 금리 인하 기대: 높았던 미국 금리가 결국 내려갈 것이라 보았습니다.

그래서 선택한 전략은 ‘환노출(UH) 미국 채권 펀드’였습니다. 금리가 오르는 동안 채권 가격은 떨어지겠지만, 그만큼 환율이 올라주면 평가 손실을 방어(상쇄)할 수 있을 거란 계산이었죠. 일종의 ‘기도 메타’를 섞어, 금리 인하 시점의 시세 차익과 환차익을 동시에 노리거나 최소한 방어는 될 것이라 믿었습니다.

참고로 과거 10년간의 원달러 환율은 이렇습니다.

2022년 레고랜드사태가 발생하기 이전에는 미국의 금리도 낮고 환율도 낮았지요. 우선은 달러 환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미국 자산을 사야한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환헷지를 하지 않는 상품을 알아보면서 펀드중에 UH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금리는 2021년말, 점점 올라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매수 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 2021년부터 금리가 쭉쭉 올라갈테니, 금리가 최고점이라고 생각되는 시점에 올라갈때까지 적립식으로 매수를 하자
  • 금리가 올라가는 동안은 평가손이 나겠지만 금리가 올라가면서 환율도 같이 올라갈테니, 평가손은 어느정도 상쇄를 할 수 있도록 환헤지를 안하는 펀드를 가입하자.

라는 전략이었습니다. 저는 환으로도 먹고싶었지만 환보다는 금리에 베팅하고자했으므로, 아마 미국이 금리를 내리는 시점에서는 환으로 손실을 좀 볼 수 있겠지만 금리가 내려가면서 먹는 차익이 더 클 것이라 생각했으며,

만약 미국이 금리를 내릴 시점이 되더라도 어쩌면 환율에서는 그만큼 손실은 나지않을 것이라는 기대아닌 기대, 기도메타를 좀 심었습니다. 그 결과,

미국 채권 펀드에 투자해서 벌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성공이었습니다. 수익률 15.28%. 원금의 절반 정도는 이미 익절했고, 남은 금액의 수익률이 이 정도이니 꽤 훌륭해 보입니다. 펀드 기준가 그래프를 봐도 우상향 했으니, “나 투자 좀 잘했네?”라고 생각할 법도 합니다.

미국 채권펀드 투자 수익률 인증

하지만 증권사 앱에서 ‘이것’을 확인하는 순간, 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펀드 자체의 기준가는

미국 채권펀드 누적 수익률그래프

이렇게 쭉 올라주었으니까요.

1,375일의 기다림, 그리고 15.28%의 수익?

어느날 무심코 눌러보았습니다. 증권사 앱에서 이거저거 눌러보다가 보게 되었지요. 그랬더니 바로 이런게 나오더군요.

저의 투자성과를 요약해주는데 이런 기준이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미국 채권펀드 실질수익률 연환산 계산표

위에서 볼때 15.28%의 수익률은 분명 쓸만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맨 아래에 보면 비용차감전후의 연환산수익률이 있습니다. 이것은 무엇일까요?

수익률의 함정: 시간은 금이라구, 친구

증권사 앱 상세 내역 맨 아래에 적힌 [비용차감전후 연환산 수익률]을 보셨나요?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고블린 명대사, “시간은 금이라구, 친구”는 투자의 진리였습니다. 누군가 “나 100% 수익 냈어!”라고 자랑할 때, 그것이 1년 만인지, 10년 만인지에 따라 평가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10년 걸려서 2배(100%) 된 거라면, 사실 물가 상승이나 짜장면 값 오른 걸 감안했을 때 본전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제 수익률 15.28%의 실상은 이렇습니다.

  • 투자 기간: 1,375일 (약 3년 9개월)
  • 총 수익률: 15.28%
  • 연환산 수익률(IRR): 약 4%대

3년 9개월 동안 맘졸이며 투자한 결과가 연 4% 수준이라니… 솔직히 2022년 금리 정점기에 3년짜리 정기예금을 들었어도 이보다는 맘 편하게 더 벌었을지도 모릅니다. 겉보기엔 15%라는 숫자가 예뻐 보였지만, 기간을 녹여보니 ‘빛 좋은 개살구’였던 셈입니다.

펀드 실질 수익률, ‘연환산’으로 봐야 하는 이유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자산배분 투자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홍춘욱 박사님 등이 강조하시는 그 방법이죠.)

자산배분 투자 목표 수익률인 ‘연 6~7%’가 처음엔 시시해 보였습니다. “주식 한 방이면 상한가인데 고작 6%?”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게 얼마나 대단한지 뼈저리게 느낍니다.

  • 매년 6% 복리: 3년이면 약 19%
  • 매년 7% 복리: 3년이면 약 22.5%

저는 머리 싸매고 환율 예측하고 금리 따져가며 3년 반 넘게 투자해서 15%를 벌었는데, 꾸준한 연 6~7% 시스템은 3년이면 20%를 넘깁니다. 이게 바로 시간의 마법이자 연환산 수익률의 위력입니다.

마무리하며: 절대수익률에 속지 마세요

혹시 지금 계좌의 ‘누적 수익률(빨간불)’만 보고 흐뭇해하고 계신가요? 그 수익을 얻기 위해 얼마나 긴 시간(Time)이 걸렸는지 계산해 보셨나요?

펀드 실질 수익률은 단순한 플러스 마이너스가 아닙니다. 내 돈이 묶여있던 시간비용을 고려한 ‘연환산 수익률’이야말로 진짜 내 실력이고 성적표입니다. 절대 수익률의 착시에서 벗어나야, 예금이자보다 못한 투자를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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