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뇌피셜이 아니라 팩트로, 숫자로 검증하는 thininfo입니다.
요즘 ‘창업 아이템 디시’ 게시판이나 ‘은퇴후 창업’ 관련 게시판을 보면 가장 많이 올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식당이나 카페 차릴 목돈은 없는데, 기술 배워서 작게 시작하면 어떨까요?”
그중에서도 평생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은 ‘1인 미용실’이나, 요즘 블루오션이라며 프랜차이즈 학원들이 엄청나게 꼬시고 있는 ‘애견미용 창업’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창업 컨설팅 업체들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소자본으로 작게 시작하면 리스크가 적습니다.”
하지만 과연 진짜로 그럴까요? 숫자가 그렇게 이야기 할까요?
그래서 데이터를 털어봤습니다. 행정안전부 로컬데이터에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10년간 개업한 14만 개의 미용업, 동물미용업 생존 데이터를 빅데이터 분석을 해서, 창엽현황은 어떤지 폐업현황은 어떤지 전부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저는 이 14만 개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용실 창업 비용 이면에 숨겨진 잔혹한 폐업률과 포장된 애견미용사 현실을 적나라하게 숫자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술이 밥 먹여준다는 착각: 한 해 절반이 망한다
“사람 머리는 안 잘라도 강아지 털은 깎인다”며 애견미용이 대세라는 소리,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까보니 동물미용업은 전체 파이의 6.6%에 불과(사람 미용업 + 애견 미용업을 100%라고 했을때) 하고, 폐업 속도는 사람 미용실 못지않게 가파르게 오르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1인 기술 창업 시장 전체가 이미 초과 공급 상태라는 뜻입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연도별 트렌드입니다.
보이십니까? 2014년만 해도 신규 개업 대비 당해 폐업 비율은 4.6%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19년에 40%를 돌파하더니, 2023년에는 무려 52.6%라는 경이적인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한 해에 1만 5천 명이 부푼 꿈을 안고 1인 샵을 오픈할 때, 다른 한편에서는 8천 명이 보증금을 날리고 쫓겨나고 있다는 뜻입니다.
두 명이 가게를 열면 한 명은 그 해에 문을 닫습니다. 1인 미용실 디시 갤러리 같은 곳에서 매일같이 쏟아지는 자영업자들의 한탄이 결코 엄살이 아니라는 얘기죠.
5평 미만 초소형 샵의 배신: 작게 시작하면 빨리 망한다
초기 미용실 창업 비용을 아끼기 위해 10평 미만, 혹은 5평 미만의 초소형 상가에서 시작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월세랑 고정비가 적으니, 손님이 좀 적어도 버틸 수 있을 거라는 순진한 논리입니다.
데이터는 이 헛된 낙관론을 완벽하게 깨뜨려줍니다.
규모별 누적 폐업률을 분석한 결과, 오히려 10평~20평 사이의 번듯한 매장은 폐업률이 41.99%로 가장 낮았습니다. 반면 5평 미만의 초소형 매장은 51.31%로 폐업률 압도적 1위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매장이 작다는 건 대기 공간도 없고, 직원을 둬서 회전율을 높일 수도 없다는 뜻입니다. 하루에 쳐낼 수 있는 고객의 수, 즉 ‘매출의 상방’이 철저하게 막혀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장사가 잘되어서 몇달 벌 돈을 쌓아둘 수도 없습니다. 그러다가 장사가 안되면 바로 운영비용이 자본금을 까먹는 구조가 됩니다.
한두 달 파리 날리면 그걸 메꿀 여력이 없으니 바로 폐업 수순을 밟게 되는 겁니다.
3년의 영업시간: 철거비가 적어 맞이하는 ‘빠른 손절 폐업’
여기서 아주 소름 돋는 포인트가 하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대형 헬스장이나 스크린골프장 같은 곳들은 망할 때 망하더라도 평균 5년 가까이 끈질기게 버팁니다.
왜냐고요? 장사가 안돼서 접고 싶어도, 100평짜리 상가 원상복구 비용이 1억 원씩 나오기 때문입니다. 철거비가 무서워서 빚을 내며 억지로 버티는 거죠.
하지만 1인 미용업과 동물미용업의 평균 생존 기간은 고작 3.1년에서 3.2년에 불과했습니다.
투자한 자본금이 적고, 나갈 때 물어줘야 할 상가 철거 비용 부담이 적으니 버틸 체력이 바닥나면 3년 만에 미련 없이 간판을 떼버리는 겁니다. 어찌보면 빠른 손절이라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스크린골프장이나 체력단련장 처럼 장사가 안되지만 원상복구비용이 아까워서, 보증금이 버틸수 있는 한 꾸역꾸역 버티는게 아니라
장사가 안된다싶으면 바로 접어버리는 것이니, 어떻게보면 손실비용이 보다 적을 수도 있지요. 하지만 그렇더라도 괜찮은건 아닙니다. 돈을 잃는건 잃는거지요.
화려한 핫플의 이면: 강남구와 마포구의 높은 폐업률
그럼 대체 어디에 차려야 할까요? 트렌디한 상권에 들어가면 좀 나을까요?
동네 골목마다 들어선 미용실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은 높은 임대료를 만날 때 그야말로 가장 힘든 경쟁상황을 맞이합니다. 전국에서 100건 이상의 점포가 개업한 지역 중 ‘폐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구 TOP 5’ 지역을 보시죠.
서울 강남구(56.9%), 서초구(54.19%), 서대문구(53.39%) 등 임대료와 권리금이 가장 높은 핫플레이스들이 모두 폐업 무덤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물론 서대문구가 저기 왜끼나? 이상한데? 저기가 임대료와 권리금이 왜 높다는거야? 라고 할 수 있는데….
제 경험상 저거는 촉이 옵니다. 서대문구는 바로, 서대문구 신촌동, 즉 신촌 및 이대 상권을 이야기하는 것일 것입니다. 저 어릴때만해도 (연식이 나와서 부끄럽습니다만) 이대앞으로 여학생들이 머리하고 옷사러간다고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대 앞 상권은 완전히 죽어버렸습니다. 신촌 상권도 예전같지 않지요. 요새 MZ세대와 알파세대 대학생들은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 먹지도않을뿐더라 코로나를 거치면서 대학가앞의 상권이 많이 죽었습니다. 그래서 서대문구의 폐업률이 저럴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내 실력이 좋으니까 강남에서 먹힐 거다? 그 실력 발휘하기도 전에 월세 낼 돈이 떨어져서 짐 싸서 나오는 게 헤어 디자이너 현실입니다.
결론: 냉정한 출구 전략 없이 도장 찍지 마십시오
결국 데이터가 증명합니다. 소자본 창업이라고 만만하게 볼 시장이 절대 아닙니다. 사람 미용실이든 애견 미용이든, 당신의 인건비조차 건지기 힘든 레드오션 중의 레드오션입니다.
오프라인 상가에 수천만 원의 보증금과 인테리어 비용을 태우기 전에, 스스로에게 냉정하게 물어보십시오. 당신이 이 지옥 같은 전쟁터에서 3년 이상 살아남을 ‘압도적인 마케팅 능력’과 ‘단골 확보 노하우’가 있습니까?
그럴 자신이 없다면, 리스크를 짊어지고 상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보다는 차라리 무자본 지식 창업이나 온라인 사업 디시 같은 커뮤니티에서 리스크 없는 부업 모델을 먼저 테스트해 보시는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제가 예전에에 스타트업씬에 있을때도 들은 말이, 망해본 대표가 차라리 일을 잘 하고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만큼 실패에서 배우는게 많다는 이야기인데, 아 처음에 돈을 너무 많이 넣으면 안되는구나, 아 안착될때까지 버틸 수 있어야겠구나부터 시작해서
이런데 차리면 안되는구나, 저렇게 하면안되는구나 크기는 어느정도 되어야 하는구나 등등을 아무도 알려주지않기때문에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자본이 유한하니 여러번 망하면서 계속 돈을 까먹으며 배울 수 없잖아요? 돈을 안까먹고 배울 수 있는 무자본 창업을 먼저 경험하든지, 아니면 까먹는 돈을 최소화하는 소자본 창업부터 해야할 일일 것입니다.
그게 바로 우리 통계가 보여준 사실입니다.
아무튼, 건강에는 정말 안 좋은 것 같습니다. 데이터를 분석할수록 퇴직금은 은행에 가만히 놔두는 게 돈 버는 길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