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뇌피셜이 아니라 팩트 데이터로 자영업 시장을 분석하는 thininfo입니다.
유동인구가 많고 2030 세대가 밀집해 있으니 소자본 창업으로 대박을 칠 수 있다는 설득이나 광고를 여기저기서 들어보신 적 있으시지 않습니까?
동네 부동산 중개업자의 화려한 브리핑이나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무료 상권분석 사이트의 뻔한 유동인구 그래프만 믿고 덜컥 상가 계약서에 도장을 찍으시려는건 아니죠?
아, 설마 이미 찍으셨습니까????
애석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달콤하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적어도 제가 통계청 데이터로 분석해본 바는 그렇습니다.
요새 실물경기가 정말 안좋습니다. 저도 돌아다녀보면 불과 몇년전이면 직장인 회식으로 흥청망청해야하는 거리들이 쥐죽은듯이 조용하고 파리만 날리고 있습니다.
대리운전을 불러봐도 대리기사님들이 이정도 경기면 나라 망했다고 합니다. 유일하게 장사되는 곳은 홍대정도…? 젊은사람들의 유흥가 정도라더군요. 강남역이나, 광화문이나, 여의도나, 다 예전같지 않다고 합니다.
이렇게 경기가 안좋은데, 언론에서도 민생경제가 안좋다고 막 다루고 있습니다만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영업 폐업률은 예상보다 낮습니다. 통걔로는 그렇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상공인 실태조사 요약본을 보면, 당장 사업을 접거나 전환하겠다는 ‘폐업 및 이탈 희망률’ 전국 평균은 고작 3.9%에 불과합니다. 100명 중 4명만 망한다는 이 숫자를 보면 나도 창업 시장에 뛰어들 만하다는 착각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지요! 폐업 및 이탈 희망률이 3.9%라니.
아니 그런데 실제로 망하는 폐업률은 그렇지 않아요. 제가 데이터로 뽑아본 것 보면 그렇습니다. 특히 카페나 베이커리같은 업종은 3년내 폐업률, 5년내 폐업률이 정말 절반가까이 되는 지역들이 있었습니다.
이건 도대체 왜그럴까요? 이것은 바로 ‘평균’이라는 수학적 트릭 뒤에 숨겨놓은 교묘한 착시 현상입니다. 제가 통계청 KOSIS 데이터베이스의 로데이터를 털어보니 정체를 알았습니다. 실제로 어떤 업종에서는 절반가까이 망하는 업종들이 있었고,
그러나 반면 어떤 분야에서는 절대로 망하지 않는,
폐업 의사가 없이 이 가게를(사업체를)계속해서 운영하겠다! 라는 의지를 밝히는 강력한 유망업종이 있었습니다.
흥미롭지않습니까? 엄청난 양극화입니다. 통계청에서 직접 다운로드한 8개의 방대한 원본 로데이터를 직접 병합하고 교차 분석했해보니, 특정 지역과 업종에서 벌어지는 양극화가 엄청났습니다. 잘되는 곳은 엄청나게 잘되고, 안되는 곳, 안되는 업종은 순식간에 망해버리는 것이었지요.
지금부터 보여드릴 데이터는 유동인구 분석 사이트 따위에서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 사장님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엑시트(Exit)를 갈망하는 진짜 ‘한계 상권’ 리스트입니다.
평균 3.9%의 거짓말과 상권의 극단적 양극화
첫 번째 팩트체크, 평균 3.9%의 함정과 지역별·업종별 구조적 양극화입니다.
전국 모든 업종을 뭉뚱그려 놓으면 폐업하고싶은 사장님들은 전체 소상공인 중 고작 3.9%라는 안전해 보이는 숫자가 나옵니다. 하지만 지역과 업종을 분리하는 순간 잔혹한 현실이 드러납니다. 대한민국 상권은 철저하게 ‘자본이 녹아내리는 한계 상권’과 ‘진입장벽이 견고한 기득권 상권’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평균 3.9% 뒤에 숨겨진 구조적 한계)
일반적인 무료 상권분석 사이트에서 보여주는 매출 추이나 유동인구 핫스팟 지도는 이 사장님들의 ‘폐업 희망’이라는 진짜 지표를 전혀 반영하지 못합니다.
보시면, 저 그래프는 폐업희망률을 나타낸 것입니다. 소상공인 사장님들한테, 지금 하시는 가게 계속 하실거에요? 접으실거에요? 접고 그만두실거에요? 접고 다시 월급받고 회사다니고싶으세요? 이런 질문을 했을때,
네, 이제 그만 가게 접고싶어요. 남의돈받든지 그냥 은퇴하고싶어요.
라고 대답한 사람들의 수를 확률로 따진건데요. 전국 통합 평균 폐업희망률은 3.9%밖에 안됩니다. 그렇지만 괜찮은 상권에서 폐업희망률이 0%인 반면, 힘든 업종, 힘든 상권의 폐업희망률은 20%에 육박합니다. 5명중 1명은 지금 하는 가게 접고싶다는거죠.
그럼 내가 들어가려는 상권이 자본 소각장(힘든 업종이 몰려있는 힘든 지역)인지, 아무도 그만두고싶지 않고 현재가 만족스러운 괜찮은 상권인지 알고 가게를 차려야하지 않을까요?
그냥 소자본 창업이라는 명분 하에 퇴직금을 밀어 넣는 것은 눈을 가리고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느 동네의 어떤 업종이 당장 문을 닫고 싶어 안달이 난 한계 상권일까요?
사장님 10명 중 2명이 철거 업자를 찾는 데스밸리
두 번째 팩트체크, 기존 사장님들이 탈출을 꿈꾸는 이탈 희망 상권 TOP 4입니다.
통계청 마스터 데이터를 분석해서 발라낸 엑시트 갈망 지표를 확인해 보십시오.
(현재 진행형 엑시트 욕구 수치 분석)
1위는 대구광역시의 헬스장, 당구장 등 스포츠 여가업입니다. 무려 20.2%의 사장님들이 당장 사업을 접고 임금 근로자로 돌아가거나 은퇴하고 싶다고 응답했습니다. 주변 헬스장 5곳 중 1곳은 이미 자본 잠식 상태로 상가 철거를 고민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부산의 스포츠 여가업 역시 16.7%로 상황은 비슷합니다.
단순 도소매나 식당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구 지역의 편의점이나 옷가게 사장님들의 13.5%가 폐업을 원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도시라 불리며 안정적인 상권을 자랑할 것 같은 세종시조차, 식당과 카페 사장님들의 12.9%가 폐업이나 업종 전환을 심각하게 고려 중입니다.
당신이 만약 퇴직금을 들고 이 지역들에 들어가 소자본 창업을 하려 한다면, 그것은 불나방처럼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짓입니다. 특히 저 업종을 하려고하면, 그건 진짜로 불나방같은 짓입니다. 대구광역시와 세종시에서 소자본 창업으로 식당, 카페, 편의점 업종을 노리고 있다?
근데 거의 창업을 알아보시는 분들은 저런 업종이 가장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까? 정말 위험한 함정인 것이지요. 기존에 수천만 원을 투자해 자리를 잡고 있던 사장님들조차 버티지 못해 소상공인 폐업 지원금이나 알아보고 있는 상권에, 초보 창업자가 들어가서 살아남을 확률은 제로에 가깝지 않을까요?
폐업률 0%에 수렴하는 기득권 상권은 어디?
세 번째 팩트체크, 반대로 폐업률 0%에 수렴하는 기득권 상권입니다.
이탈률이 극심한 곳이 있다면 반대의 경우도 당연히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평균 이탈희망률 3.9%라는 경이로운 숫자가 나왔겠지요) 아래 차트는 기존 사장님들이 절대 가게를 넘기지 않으려는 지역과 업종입니다.
(기존 사업자들의 확고한 계속 운영 의지)
경기도 지역의 학원이나 교습소 등 교육 서비스업 사장님들의 계속 운영 희망률은 놀랍게도 100%입니다. 폐업이나 전환을 희망하는 비율이 0%라는 뜻입니다. 인천의 건설업이나 경북 지역의 기존 식당들 역시 99.9%의 압도적인 계속 운영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니 건설업이야 쉽사리 창업하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쳐도, 경상북도의 식당 카페는 매우 인상적인데요?
경기도 학원과 인천지역이 경기가 좀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경상북도 식당/카페는 저도 솔직히 통계청 데이터를 보기전에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바는 명확합니다. 이미 확고한 수요층을 장악했거나 진입 장벽이 높은 특정 지역의 특정 업종은 좀처럼 망하지 않는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의하십시오. 아 물론 창업을 할거면 아까 봤던 빨간색 그래프의 상권들보다는 녹색그래프의 상권에 들어가는게 맞기는 합니다만, 이런 상권에는 초보자가 소자본으로 뚫고 들어갈 틈새 자체가 존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너무 당연하지 않나요? 아무도 나오고싶어하지 않는데 들어갈 자리가 어디있겠으며,
아무도 나오지않으려하게 장사가 잘되는데 상가 권리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 있겠지요. 또 장사를 잘하는 사람들이 여기 남아있을테니 섣불리 진입했다가는 막강한 기존 터줏대감들에게 밀려 보증금만 날리기 십상입니다.
상권정보 만으로는 부족, 통계의 착시에 속지 말자
인터넷에 널린 상권정보 시스템의 화려한 그래픽과 긍정적인 매출 전망치에 속지 마십시오. 창업은 장밋빛 미래를 그리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매몰비용의 리스크를 계산하는 냉혹한 생존 게임입니다.
당신이 알아보고 있는 그 상권의 진짜 ‘폐업 의향률’을 통계청 원본 데이터 수준으로 뜯어볼 능력이 없다면, 당장 상가 계약을 멈추고 냉정하게 현금흐름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어설픈 소자본 창업의 끝은 결국 수천만 원의 빚더미입니다. 지난 1부 포스팅에서 확인한 자영업자의 처참한 월 266만 원 수익 구조를 명심하십시오. 무리하게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을 끌어다 쓰기 전에 반드시 보수적인 잣대로 상권을 평가해야 합니다.
다음 3부에서는 이 한계 상권에서 버티다 못해 결국 폐업을 선택할 때 마주하게 되는, 수천만 원짜리 상가 원상복구 비용과 개인사업자 폐업 신고의 끔찍한 종착역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