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뇌피셜보다 숫자로, 감보다는 데이터로 팩트를 체크하고 시장을 분석하는 thininfo입니다.
초보 창업자들이 상가 임대차 계약을 맺기 전, 공인중개사에게 가장 많이 듣는 영업 멘트가 있습니다.
“여기는 유동 인구가 넘쳐서, 월세가 비싸도 문만 열어두면 기본 매출은 무조건 나와요.”
과연 그럴까요? 유동 인구가 많고 소비 수준이 높은 강남, 해운대같은 이른바 ‘A급 상권’은 창업자에게 진정한 안전지대일까요?
지난 포스팅에서 매장 규모와 생존율의 상관관계를 입증한 데 이어, 오늘은 행정안전부 로데이터 260만건 중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간 개업한 전국 카페 및 제과점 데이터를 지리적으로 교차 분석했습니다. 막연한 상권 분석의 환상을 깨고, 실제 여러분의 식당 창업 비용이 가장 빠르게 소진되는 ‘고위험 상권’의 객관적인 민낯을 데이터로 증명해 보겠습니다.
유동 인구의 배신: 조기 폐업률이 가장 높은 지역구 TOP 10
상식적으로 폐업률이 높은 곳은 인구가 줄어드는 지방 소도시이거나, 상권이 쇠퇴한 구도심일 것이라고 짐작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간 개업한 카페들의 데이터 18만 건을 지역구별로 그룹화하여 ‘1년 내 조기 폐업률’을 추출한 결과는 우리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 순위 | 위험 지역구 | 총 개업수 (2019~2023) |
1년 내 폐업율 | 3년 내 폐업률 |
|---|---|---|---|---|
| 1 | 대구광역시 동구 | 189개 | 39.15% | 56.08% |
| 2 | 서울특별시 강남구 | 2,339개 | 35.96% | 55.28% |
| 3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 748개 | 31.02% | 46.39% |
| 4 | 대전광역시 중구 | 421개 | 30.64% | 49.64% |
| 5 | 서울특별시 중구 | 785개 | 26.75% | 41.40% |
| 6 | 경기도 고양시 | 2,090개 | 24.74% | 50.24% |
| 7 | 서울특별시 서초구 | 1,049개 | 24.50% | 46.33% |
| 8 | 대구광역시 북구 | 772개 | 21.89% | 43.13% |
| 9 | 대전광역시 유성구 | 746개 | 19.84% | 41.42% |
| 10 | 서울특별시 양천구 | 571개 | 19.79% | 46.23% |
데이터 최상단에 위치한 지역들을 보십시오. 대한민국 최대 상권이라 불리는 서울특별시 강남구가 1년 내 폐업률 35.96%로 전국 2위를 기록했습니다. 부산 최고의 상권인 해운대구 역시 31.02%로 3위에 올랐고, 서울 서초구, 용산구, 중구 등 내로라하는 핵심 상권들이 모두 최상위권에 포진해 있습니다.
개인 카페 창업 명목으로 강남에 카페를 차린 10명 중 3.5명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수천만 원의 초기 창업 비용과 카페 인테리어 비용을 전부 손실 처리한 채 상가를 비웠다는 의미입니다. 대체 왜 이런 A급 상권에서 가장 극단적인 조기 폐업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A급 상권의 재무적 한계: 감당할 수 없는 고정비와 운영비용
강남, 해운대, 서초 등 핵심 상권의 폐업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현상은 카페 창업 상권 분석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고정비 리스크’를 명확히 보여줍니다.
동네 골목 상권에서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시작한 작은 카페는 월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합니다. 예상보다 매출이 부진하더라도, 점주가 본인의 인건비를 포기하고 장시간 노동을 투입하면 적자 폭을 최소화하며 어떻게든 버티는 ‘연명’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A급 상권은 다릅니다. 이 지역의 상가 임대차 계약은 살인적인 수준의 보증금과 수백, 수천만 원에 달하는 월세가 기본입니다. 개업 초기 오픈빨이 빠지기 전에 손익분기점(BEP)을 빠르게 돌파하지 못하면, 매달 엄청난 금액의 고정비가 피같은 예비 자금을 갉아먹습니다. 점주가 아무리 하루 16시간씩 일하며 노동력을 갈아 넣어도 높은 월세를 감당하기 쉽지 않고, 불과 수개월 만에 엄청난 규모의 식당 창업 비용과 보증금마저 자본 잠식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건물주에게 보증금을 모두 떼이기 전에, 막대한 손실을 확정 짓고 강제로 ‘조기 퇴출’을 당하는 구조적 한계가 바로 30%가 넘는 1년 내 폐업률의 진짜 원인입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상권은 성공 확률이 높은 곳일 수도 있지만, 자본이 고갈되는 속도가 전국에서 가장 빠른 곳이기도 한 것입니다.
👉 [이전 분석] 규모의 함정: 15평 동네 카페가 1인 카페보다 재무적으로 더 위험한 통계적 이유 (클릭)
3년 차의 벽: 상권 트렌드 변화와 임대차 갱신의 위기
그렇다면 초기 1년의 재무적 위기를 넘기면 상황이 안정될까요? 동일한 지역의 ‘3년 내 폐업률’ 데이터를 추가로 시각화해 보았습니다.
보이십니까? 강남구의 3년 내 폐업률은 무려 55.28%에 달합니다. 경기도 내 최대 상권 중 하나인 고양시 역시 50.24%를 기록했습니다. 1년을 어떻게든 억지로 버텼다 하더라도, 3년이 지나는 시점에 절반 이상의 카페가 간판을 내렸습니다.
이 수치는 외식업 시장의 짧은 트렌드 주기와 맞물려 있습니다. 핵심 상권일수록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가 극심하며, 경쟁 업체의 진입 장벽도 낮아 새로운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쟁업체가 끊임없이 들어옵니다. 또한, 상가 임대차 계약이 갱신되는 2년~3년 차 시점에 발생하는 임대료 인상 요구는 수익성이 악화된 점포들에게 최종적인 폐업 선고를 내리게 됩니다.
객관적 상권 분석과 현금 흐름 통제의 중요성
부동산 중개인의 영업 멘트나 프랜차이즈 본사의 장밋빛 매출 예상치만 믿고 상권 분석을 마무리하고 상가 임차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수집하여 분석한 260만건의 데이터가 증명하는 창업의 핵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유동 인구는 고정 매출을 보장하지 않으며, 높은 임대료는 생존 가능성을 급격히 낮춥니다. 강남이나 해운대와 같은 고비용 상권에 진입할 때는, 최소 6개월 이상 적자가 발생하더라도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예비 자본금(Runway)이 확보되어 있어야 합니다.
둘째, 창업 비용을 산정할 때 ‘손실 허용 한도’를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예상 매출액이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보증금이 완전히 잠식되기 전에 매장을 정리할 수 있는 재무적 마지노선을 개업 전부터 냉정하게 계획해 두어야 치명적인 가계 부채를 막을 수 있습니다.
환상을 버리고 철저히 숫자에 기반한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는 것만이, 자본주의의 격전지에서 소중한 나의 자본을 지켜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런 부정적인 데이터에서 시선을 전환하여, 그렇다면 어디가 가장 생존률이 좋은지, 수도권 창업 생존률 최고 안전지대 Top 10을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 본 콘텐츠는 행정안전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통계 분석이며, 특정 상권이나 사업장의 성공 및 실패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상가 임대차 계약 및 창업은 본인의 책임하에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