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뇌피셜 대신 대량의 로데이터 전수조사를 통해 대한민국 자영업 상권의 숨겨진 균열을 짚어내는 thininfo입니다.
엊그제도 배달앱을 켜서 배달을 시키려고 했습니다. 오늘 뭐먹지? 라는 생각을하면서 쭉 검색을 하다보니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배달음식의 대부분이 진짜로, 피자, 족발, 보쌈, 김치찜, 마라탕 이더군요. 다른 길에 나가면 다른 메뉴들도 많지만 저 메뉴들이 정말 배달음식 가게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아니 저런 가게들은 대체 왜 이렇게 배달집이 많은건지? 그리고 저렇게 많은 가게들이 장사는 다 되는건지 궁금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관심을 끈 것은 피자집이었는데, 피자야말로 도미노, 파파존스, 피자헛 등 몇개 브랜드를 빼면 정말 개인 브랜드랄까 중소 프랜차이즈랄까 가게가 정말로 엄청나게 많습니다만, 몇몇 피자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먹고나서는 이 가게가 저 가게인가? 라는 가게 이름도 잘 생각나지 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보면 피자집이라는 영역이, 창업하기도 쉽지만 경쟁이 결코 쉽지 않은 영역 같은데요.
매일 인터넷 커뮤니티나 창업 갤러리를 눈팅하다 보면 회사 때려치우고 모아둔 퇴직금으로 소자본 배달 창업이나 피자집 창업비용을 알아보는 직장인들의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옵니다. 배달앱만 켜면 사방에 널린 게 피자집인데, 가맹본사의 예상 수익과 마진율만 보고, 거기에 조금 더 한다는 사람은 유동인구 분석 사이트의 숫자만 믿고 도장을 찍으려하는데, 정말 무서울 정도입니다.
저는 정부 인허가데이터를 뒤져서 과거 11년동안 전국의 피자집 개업, 폐업 사례를 전수조사하였습니다. 전체 9,693곳이 어디에 개업해서 얼마만에 폐업했는지, 어느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았는지를 전부 데이터 분석을 하여 보았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데이터는 우리의 흔한 상식과 달랐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 큰 규모의 가게가 작은 소규모가게보다 장사가 잘 될거같지요? 꼭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 창업 형태 | 누적 추적 점포 수 | 실제 폐업 수 | 평균 수명 (년) | 현재 생존율 (%) |
|---|
데이터가 보여주는 첫번째 진실은, 대형 간판 달고 시작하면 최소한 개인 가게보다는 안전할 것이라는 예상이 틀렸다는 것입니다. 전국 주요 지역별로 대형 가맹점들과 개인 독립 점포의 생존율을 대조해 본 결과, 예외 없이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폐업률이 더 높았습니다. 놀랍게도 모든 광역 자치도에서 프랜차이즈의 생존율이 개인 가게보다 10퍼센트 이상 낮았습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개인 가게들이 47.7퍼센트의 생존율을 기록하는 동안,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의 생존율은 38.5퍼센트에 불과하였습니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개인 가게가 53.8퍼센트로 어떻게든 절반 이상 살아남는 동안 프랜차이즈는 44.3퍼센트 더 낮았습니다. 부산도 마찬가지였는데요. 개인 가게 생존율 56.5퍼센트 대비 프랜차이즈는 44.3퍼센트에 불과합니다.
브랜드 파워를 믿고 비싼 가맹비와 로열티를 지불했는데 왜 더 빨리 망해 나갈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장사가 안 될 때 지출해야하는 고정비의 수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인 독립 점포는 매출이 급감하면 메뉴 단가를 조정하거나 인건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며 버틸 수 있지만, 프랜차이즈는 본사가 지정한 원가율과 필수 물품 대금, 그리고 플랫폼 광고비 규정을 따라야하기 때문에 지출하는 비용이 큽니다.
📋 표 1: 주요 권역별 피자집 창업 형태별 전수조사 통계표
| 분석 대상 권역 | 창업 형태 | 전체 개업수 | 현재 생존수 | 평균 수명 | 생존율 (%) |
|---|---|---|---|---|---|
| 서울특별시 | 독립 점포 | 2,252개 | 1,075개 | 3.5년 | 47.7% |
| 프랜차이즈 | 434개 | 167개 | 3.7년 | 38.5% | |
| 경기도 | 독립 점포 | 2,975개 | 1,601개 | 3.6년 | 53.8% |
| 프랜차이즈 | 601개 | 266개 | 3.8년 | 44.3% | |
| 부산광역시 | 독립 점포 | 550개 | 311개 | 4.0년 | 56.5% |
| 프랜차이즈 | 149개 | 66개 | 4.6년 | 44.3% | |
| 대구광역시 | 독립 점포 | 544개 | 263개 | 3.7년 | 48.3% |
| 프랜차이즈 | 109개 | 52개 | 4.5년 | 47.7% |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숫자는 매장 평수, 즉 규모의 역설입니다. 소자본 1인 창업 아이템을 찾는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포맷이 바로 15평 이하의 소형 배달 전문점입니다. 홀 인테리어 비용을 아끼고 배달 앱 유입만으로 매출을 당겨 가성비 있게 운영하겠다는 계산이 서겠지요.
하지만 지난 10년 치 데이터 중 15평 이하 소형 매장 6,336개와 중대형 매장의 수명을 분리해 코호트 분석을 진행해 본 결과, 15평 이하 배달 전문 매장의 전체 생존율은 46.3퍼센트에 그치고 평균 존속기간은 3.5년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고정비 부담이 클 것이라 두려워하는 중대형 매장의 생존율은 58.5퍼센트이며 평균 4.1년을 버텼습니다.
이건 좀 의외의 결과인데요. 그렇다면 이렇게 조합을 해볼 수 있습니다. 소형이면서 프랜차이즈 매장인 경우와 보다 매장이 크면서 개인 브랜드인 경우의 차이입니다. 소형 평수이면서 프랜차이즈 간판을 달고 무한 경쟁 배달 시장에 뛰어든 가맹점들의 생존율은 41.3퍼센트였습니다. 깃발 꽂기라 불리는 플랫폼 광고비 배틀과 단건 배달 라이더 수수료를 떼이고 나면, 사장님 손에는 피자 원가와 본사 대금조차 대지 못하는 마이너스 정산서만 남게 된다는 뜻입니다. 감당할 수 없는 적자가 누적되었을 때 폐업을 고민하고자 하면, 이제는 상가 임대차 계약서에 명시된 원상복구 의무 때문에 평당 수십만 원의 상가 철거 비용을 내 손으로 내야, 그나마 있는 상가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 배달 창업 현실입니다.
📋 표 2: 전국 8대 권역별 매장 평수 및 창업 유형 교차 생존 지표
| 광역 권역 | 매장 규모 구분 | 창업 유형 | 추적 점포 수 | 누적 폐업 수 | 평균 수명 | 최종 생존율 (%) |
|---|---|---|---|---|---|---|
| 서울특별시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1,459개 | 850개 | 3.3년 | 41.7% |
| 프랜차이즈 가맹 | 343개 | 226개 | 3.5년 | 34.1%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793개 | 327개 | 4.1년 | 58.8% | |
| 프랜차이즈 가맹 | 91개 | 41개 | 4.5년 | 54.9% | ||
| 경기도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1,977개 | 978개 | 3.4년 | 50.5% |
| 프랜차이즈 가맹 | 469개 | 264개 | 3.8년 | 43.7%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998개 | 396개 | 4.0년 | 60.3% | |
| 프랜차이즈 가맹 | 132개 | 71개 | 3.9년 | 46.2% | ||
| 부산광역시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352개 | 172개 | 3.9년 | 51.1% |
| 프랜차이즈 가맹 | 105개 | 66개 | 4.2년 | 37.1%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198개 | 67개 | 4.1년 | 66.2% | |
| 프랜차이즈 가맹 | 44개 | 17개 | 5.6년 | 61.4% | ||
| 대구광역시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341개 | 196개 | 3.5년 | 42.5% |
| 프랜차이즈 가맹 | 80개 | 43개 | 4.5년 | 46.2%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203개 | 85개 | 4.0년 | 58.1% | |
| 프랜차이즈 가맹 | 29개 | 14개 | 4.5년 | 51.7% | ||
| 인천광역시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389개 | 177개 | 3.1년 | 54.5% |
| 프랜차이즈 가맹 | 86개 | 41개 | 3.8년 | 52.3%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169개 | 69개 | 4.3년 | 59.2% | |
| 프랜차이즈 가맹 | 17개 | 10개 | 4.4년 | 41.2% | ||
| 광주광역시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214개 | 94개 | 3.9년 | 56.1% |
| 프랜차이즈 가맹 | 52개 | 23개 | 4.3년 | 55.8%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103개 | 43개 | 4.2년 | 58.3% | |
| 프랜차이즈 가맹 | 29개 | 19개 | 3.7년 | 34.5% | ||
| 대전광역시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250개 | 141개 | 3.2년 | 43.6% |
| 프랜차이즈 가맹 | 52개 | 33개 | 3.5년 | 36.5%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106개 | 45개 | 4.1년 | 57.5% | |
| 프랜차이즈 가맹 | 29개 | 15개 | 4.8년 | 48.3% | ||
| 울산광역시 | 소형 (15평 이하) | 개인 독립 점포 | 123개 | 70개 | 3.5년 | 43.1% |
| 프랜차이즈 가맹 | 44개 | 27개 | 3.9년 | 38.6% | ||
| 중대형 (15평 초과) | 개인 독립 점포 | 79개 | 37개 | 4.1년 | 53.2% | |
| 프랜차이즈 가맹 | 27개 | 8개 | 4.6년 | 70.4% |
마지막으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데이터는 최근 2년 사이에 문을 연 신규 매장들의 폐업률입니다. 배달 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배달 앱의 수수료 개편 사태가 극에 달했던 최근의 상황은 매우 놀랍습니다. 안그래도 민생경기가 안좋은 상황인데요.
지난 2024년에 개업한 독립 점포 피자집들은 2년이 지난 현재 시점까지 오직 15.6퍼센트만 폐업하고 버텨내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2024년에 간판 값을 지불하고 야심 차게 문을 연 프랜차이즈 매장들은 벌써 24.2퍼센트가 폐업했습니다. 바로 지난해인 2025년에 문을 연 매장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개업한 지 1년 남짓 된 개인 가게의 폐업률은 9.7퍼센트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불과 수개월 만에 무려 24.3퍼센트가 간판을 내렸습니다. 1년 차 가맹점 4곳 중 1곳이 자본금을 날렸다는 것입니다.
장사가 안 풀릴 때 카드론을 당기거나 정부의 소상공인 대출 상품으로 자금을 충당하며 버티는 사장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원가율과 수수료 통제가 불가능한 창업 형태를 선택했다면, 부채를 늘리는 것은 원상복구 분쟁 시점만 늦출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내 소중한 종잣돈이 들어갈 지역과 규모의 진짜 데이터 생존 수치를 냉정하게 마주하는 것부터가 생존률을 높이는 창업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다음 리포트에서는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고려하는 상위 10개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들과 그들의 연도별 폐업률 현황을 조사한 자료를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 데이터로 상권의 진실을 읽는 thininfo였습니다.
출처: 행정안전부 일반음식점 및 휴게음식점 업종 전수조사 분석 데이터셋 (2026년 6월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