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나는 올팜 – 올웨이스 앱 을 열심히 했다. 내가 하루에 일어나서 바로 물을 주고 작물을 키우는 루틴, 핸드폰에서 가장 많이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권유당해서 시작했는데 내 주변의 사람들은 전부 그만두고 나만 마지막까지 남다시피했는데, 나도 점점 질려가고 있던 차였다.
그래서 나도 이제 올팜을 그만둬야하나? 이번 작물만 수확하고 그만둬야지 하던 찰나, 올팜에서 새로운 게임 in 게임을 출시했다. 그리고 나는그걸보고 내 몇년에 걸친 올팜 유저로서 마지막을 불태울만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뭔가 내가 지식을 이용해서 덤벼보고
다른사람들은 그냥 운에 기대면서 막 도전하지만 나는 내가 가진 지식을 이용해서 다른사람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그런 도전의식(?)을 갖게 하는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숫자 때려맞추기 : 최저단독입찰게임
“어라, 응모 게임이 생겼네? 경품이 꽤 괜찮은데… 그냥 찍지 말고 데이터로 한 번 붙어보면 어떨까?”
그렇게 시작했다.
올팜에 이 게임이 떴을때,
원래 이런 건 ‘운빨’이라고 욕하면서 그냥 창을 닫고 뒤로가기를 눌러야되는게 정상인데
룰을 보는순간 위에서 이야기한 호승심이 발동했다.
룰이 좀 이상했거든.
무작위 추첨이 아니고, 사람들 심리를 역이용하는 게임이었다.
게다가 나에겐 조력자도 있었다.
혼자 끙끙대면 “감”으로 끝나는 걸, AI랑 같이 붙이면 최소한 가설과 복기는 남는다.
이 글은 그 기록이다.
미리 말해두면, 당첨은 못 했다.(진짜 짜증났다. 난 아래 나오는 것처럼 분석하면 진짜 당첨될줄알았다)
그런데도 얻은 게 꽤 있다.
(이런 말 하면 보통 “아Q같은 정신승리”라고 하는데…뭐그렇긴 하지만 할만큼 하고 미련이없으니 됐다. 그리고 또 배운게 있으니. )
올팜 룰 : 추첨이 아니라 ‘최저 단독’ 게임
올팜에서 새로 내놓은 이벤트는 숫자 하나를 고르는 게임이었다.그리고 그 숫자에 따라 상품이
싯가 약 70~ 100만원짜리를 주었다. (아이패드, 고급명품 가방, 스탠바이미 등)
올팜이 제시한 룰은 아래와 같았다.
- 참가자는 1 ~ 99,999 사이 정수 하나를 선택한다.
- 응모가 끝나고 나면 중복된 숫자는 전부 탈락한다.
- 남은 숫자들 중 “단독으로 선택된 숫자 중 가장 낮은 숫자”가 당첨된다.
여기서 핵심은 딱 이거다.
낮아야 이긴다. 그런데 나랑 똑같은 숫자를 찍은 사람이 있으면 탈락.
세상 참 좋은게, 나는 이룰을 바로GPT에게 먹였다. 이거 무슨게임이냐고.
그랬더니 자동으로 아 이건 최저단독입찰게임이라고 결론을 내려주고는, 이 게임의 룰을 분석하고는 나에게 전략을 짜주면서 숫자까지 추천해주었다.
참세상좋지.
GPT가 보여준 룰은 이랬다.
- 낮은 숫자여야 우승하니까 무조건 낮은 숫자를 찍는다 → 중복 지옥으로 탈락
- 그럼 엄청 큰 숫자? → 단독 확률은 올라가도, 더 낮은 단독이 있으면 바로 패배
- “그럼 어떻게?” → 사람들이 덜 고르면서, 충분히 낮은 구간을 찾아야 한다
말은 쉽지. 이건 눈치게임이다. 그렇지만 그냥 눈치를 보고 찍으면 티켓을 날리는거다.
이 순간부터 이건 운빨이 아니라,
군중심리 + 분포 + 필터링 게임이 된다.
GPT에게 받은 원칙: 예쁜 숫자만 피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간다
이 게임에서 제일 강력한 건 수학이 아니라 습관이다.
사람들은 숫자를 고를 때 ‘합리적으로’ 고르지 않는다.
대부분 편한 숫자를 고른다.
AI가 이야기한건 이거였다.
편한 숫자 = “예쁜 숫자” = 사람들이 많이 고를 것 같은 숫자 = 내가 고르지말아야 할 숫자.
- 끝자리 0/5
- 100, 500, 1000 같은 깔끔한 배수
- 1234, 7777, 8888 같은 패턴
- 1990, 2024 같은 연도/생일형
- 좌우 대칭(팔린드롬)이나 반복(3333, 1212)도 마찬가지
이런 숫자는 GPT의 말에 따르면 자석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이유 없이 끌려온다는 것이다. 복능적으로 느껴진 것처럼.
즉, 저 숫자를 골랐다가는 중복이 터지고 탈락한다고 했다.
나는 그래서, 그렇다면 어떤 숫자를 골라야하는지 GPT에게 물어보았다.
AI가 제공한 필터는 이랬다.
✅ 기본 필터(이거 안 하면 그냥 지는 게임)
- 끝자리 0/5, 50/100 배수는 일단 제외
- 1234/7777/8888/연도/반복/연속/대칭 패턴 제외
- 직전 당첨 번호 근처(±40~60)는 제외(따라찍기 방지)
여기까지는 “정석”이 아니라 생존 규칙이다.
실전 돌입
일단 나는 첫번째는 아무생각없이 숫자를 제출해서 내가 가진 지원권(티켓)을 날려버렸다. 그렇게 광탈한 후, GPT를 이용해서 이 게임의 룰을 알았고, 룰을 이용해 전략을 세웠다. 그리고 GPT가 룰을 이용해서 숫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나는 AI에게 데이터를 제공했다.
원래 데이터분석을 통해서 패턴을 파악하고 예측을 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많이 쌓어야한다.그게 데이터사이언스의 기본이다 .그런데 나는, 이 게임은 지금 1회차밖에 하지 못했으므로 경험이 많이 쌓이지 않아서 패턴을 파악하기는 사실 좀 힘들었다. 이것이 패착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새로 시작된 게임이니까.
아무튼 나는 이 게임이 진행되면서 올팜에서 제공하는 지원자 현황 즉
- 어느 번호에 몇명이 몰렸고
- 어느 번호에는 몇명이 몰렸고, 어느 번호가 당첨되었는지
- 즉 예를 들면 10000에 19명중복지원, 10030에는 17명중복지원….
이걸 전부 적어서 GPT에게 주었다. 모든 숫자는 다 알 수 없고 내가 지원한 숫자만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전체를 다 알 수 없었지만 나도 숫자 하나만 지원한건 아니고 한번 지원할때 40개정도씩은 뿌렸으니까. 그정도 분포도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 결과가 이랬다.
회차 요약표
| 회차 | 경품 | 실제 당첨 번호 | 당시 해석(요약) |
|---|---|---|---|
| 1회차 | LG 스탠바이미 | 3,262 | 너무 낮은 구간(1~2천대)은 중복 지옥이었을 가능성 |
| 2회차 | 샤넬 가방(소형) | 10,046 | 인기/고가 → 참여 폭증 → 바닥이 1만대로 밀림 |
| 3회차 | LG 트롬 스타일러 | 10,716 | 1만대 초입이 계속 유력해 보였음(군중도 그쪽으로) |
| 4회차 | 아이패드 에어 11 | 7,073 | 군중은 1만대에 몰렸는데, 빈칸 단독은 중간대에 생김 |
상품이 변하면 상품의 인기도에 따라서 사람들의 지원수가 달라지고 그럼 분포도 달라질텐데,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 상품이 비쌀수록 참여자 수가 늘고
- 참여자가 늘수록 낮은 구간이 중복으로 터지면서
- 단독 최저의 바닥이 위로 올라간다
“응모자 수 질감”은 생각보다 극단적이었다
어떤 회차에서 일부 숫자별 응모자 수를 확인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게 꽤 충격이었다.
- 11 → 10,419명
- 14 → 3,965명
- 41 → 1,217명
- 57 → 1,468명
이 구간은 그냥… “게임”이 아니라 재난이다.
중복이 아니라 폭발이다.
어차피 저 앞쪽 숫자에서 당첨될 것이라고 생각도 안했지만, 저기다 티켓을 썼으면 진짜 그냥 헌납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중복없는) 사실 가장 낮은 번호가 우승자라는 원칙때문에 조금이라도 낮은 숫자를 써내려하는 마음,
그리고 좀 높은 숫자를 써내려하면 그냥 티켓을 날리는게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 수 있는데,
저런 결과를 보면, 그리고 아래 결과를 보면
- 4,308 → 7명
- 4,199 → 12명
- 3,606 → 13명
되려 낮은 숫자보다는 높은 숫자에 넣는 것이 조금이라도 확률을 올린다고 할 수 있다.
3회차: 구간을 나눠 “포트폴리오”로 쐈다 (160장)
데이터 패턴 분석을 하고나니 이번에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서 진심으로 지원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지원권(티켓) 160장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정도 투입하면 솔직히 될 줄 알았다. 아니 허황된 생각같지만 진짜 될줄알았던게, 아래처럼 지원했다는 말이다.
- 코어(2.7k~4.4k) 90개
- 미드(4.4k~7.5k) 40개
- 테일(9.3k~10.8k) 30개
- 공통 필터: 예쁜 수/반복/연속/배수/직전 당첨 근처 제외
160번을 숫자를 쳐서 지원을 하고있는 나 자신을 보면 너무 사행심에 큰 기대를 거는게 아닌가 싶었는데 데이터 분석에 기반했으니 그냥 무지성으로 지원하는 사람들보다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 실제 당첨: 10,716
AI추천숫자는 “1만대도 열어두긴 했는데” 비중이 작았다.
그리고 당첨은 거기서 터졌다.
이때 내가 GPT한테 화를 냈다. 시발 저쪽에서 할거면 저기다가 숫자를 더실었어야지 지금 장난치냐고.
진짜 아쉬웠다. 내가 아마 10730 인가 10740정도로 써냈던 것 같거든.
즉, 방향은 맞았는데, 밀도가 부족했다.
이게 첫 번째 복기였다.
4회차: 마지막 대량 응모(104장), 1만대에 베팅했는데..
4번째 상품은 아이패드 에어였다.
다른때보다 경쟁률이 더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아이패드급은 사람들이 미친다.
그래서 “바닥이 위로 밀릴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마지막으로 나는 응모권이 104장이 있었다.
지난 160장의 지원과 그에따른 지원 분포도, 중복지원자수를 GPT에게 학습을 시키고 다시 물어봤다.
이번 상품은 아이패드고, 지난번상품은 뭐였고 지난번까지 숫자별 사람들 지원자수는 이랬으니
이번에는 추천숫자를 어떻게 할지 뱉어봐라 라고.
AI는 그랬더니 아래와 같은 원칙에 의해서 숫자를 추천했다. 4회차(104장)는 거의 이렇게 갔다.
- 메인(9,600~11,800) 80개
- 헤지(2,800~4,200) 16개
- 보조(4,400~7,200) 8개
- 공통 필터: 예쁜 수/반복/연속/배수 제외 + 과거 당첨(3262/10046/10716) ±60 제외
그리고 우리가 확인했던 일부 숫자 응모자 수는 이랬다.
- 11,201 = 772명
- 10,203 = 309명
- 11,012 = 128명
1만대 초반은 그냥 군중 자석이 맞다.
우리가 메인으로 잡았던 곳 자체가 “혼잡구간”이었다.
조금 더 숫자를 올리자는 AI의 의견이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실제 당첨은?
- 7,073
ㅅㅂ. 장난치나?
군중은 1만대에 몰렸고,
누군가는 7천대의 빈칸을 찔렀다.
라고 GPT는 평하던데. 그걸 알았으면 그 빈칸을 니가 찔렀어야지!! 라고 했다.
이 게임이 남긴 교훈 : 게임의 룰
그렇게 나는 티켓을 전부 소진했고, 이 게임을 하면서 나름 얻은 것들은 이런 것들이 있었다.
최저단독입찰게임의 특징이랄까? 패턴이랄까? 하는 것이다.
① 상품이 비싸고 유명할수록 “바닥”은 위로 올라간다
참여자가 늘면 낮은 숫자들이 중복으로 터질 확률이 높기때문에 당첨권역이 점점 올라갈 수 있다.
그렇지만 아이패드 회차처럼 “군중이 1만대에 몰리는 바람에” 오히려 중간대에 빈칸이 생기는 반전도 나온다. 그렇다면 랜덤이지 그게 무슨 규칙이냐? 라고 할 수 있는데,
물론 맞다. 가장 중요한 결론은 이 게임은 규칙을 찾기엔 너무 혼돈의 카오스같다는건데, 그럼에도불구하고 사람이 많이 몰려들면 아무래도 아래쪽 사람들이 좋아하는 숫자에서 중복값이 터질 가능성이 크다.
② 예쁜 숫자는 생각보다 훨씬 강력한 자석이다
끝자리 0/5, 배수, 패턴, 연도.
이거 피하는 것만으로도 생존 확률이 오른다. 이건 진짜 그렇더라.
논리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끌리는 위와같은 숫자들은 피하는게 상책이다. 저건 거의 100% 중복숫자이니 과감히걸르면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예쁜 숫자 주변”도 위험하다.
예쁜 수 ±1, ±2 같은 데도 사람들이 몰린다.
(사람들 다 비슷하게 생각한다.)
③ 직전 당첨 번호 근처는 중복지대가 된다
따라찍기 심리는 무시하면 안 된다.
우리는 ±40~60을 기본 배제했는데, 이 판단은 아직도 맞다고 본다.
④ 분산은 필요하지만, 결국은 ‘밀도’가 이긴다
초반엔 다 커버하려고 포트폴리오를 넓혔는데, 그러면 “정답 근처”에 탄이 부족해진다.
가설을 세웠으면, 그 가설의 가장자리만 훑지 말고 정면을 때려야 한다.
(이 말은 투자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근데 그 얘기하면 길어지니 여기서 접는다.)
만약 다음에 응모권이 10장뿐이라면?
이 게임은 결국 “맞추기”가 아니라 배치다.
총탄이 적을수록 더더욱.
그래서 10장이라면 이렇게 하는게 어떨까 싶다.
- 상품이 고가/대중 인기: 군중이 1만 초반으로 끌릴 가능성이 높다
→ **중간 테일(6.5k~8.2k)**에 좁고 깊게 - 상품이 중고가/대중성 보통: 여전히 낮은 구간이 경쟁적
→ 2.7k~4.3k를 중심으로, 단독 포켓 노리기
최저단독입찰게임 체크리스트
- 끝자리 0/5 금지
- 50/100 배수 금지
- 1234/7777/8888/연도형 금지
- 반복/연속/대칭 패턴 금지
- 직전 당첨 ±60 금지
- 한 구간을 정했으면 좁고 깊게, 단 1개 구간만 믿지 말고 작은 헤지 1~2장
이 실험이 남긴 것: 운을 ‘분석’하는 습관
당첨은 못 했다.
근데 후회는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무지성으로 찍기보다 뭔가를 해봤기때문에. 데이터에 기반해서 뭔가를 해봤고 시도가 남고 결과에 대한 분석과 복기가 남았다.
운의 게임을 생각의 게임으로 바꿨다.
- 규칙을 해부했고
- 가설을 세웠고
- 숫자로 실행했고
- 결과를 복기하며 전략을 바꿨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저 게임은 데이터를 분석해도 의미가 없을 것 같더라. 너무 왔다갔다 뜨문뜨문이고 어느정도의 패턴은 있을지라도 그게 들어맞는 정확도가,
규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애매한수준이었다.
그래도 충분히 재미있었고, 올팜 내부에 내 계정에 쌓인 약 50000g의 물을 전부 소진해서 응모권으로 바꿔서 몇백개의 숫자를 응모한 것으로
몇년간 했던 올팜 앱을 시원하게 지워버릴 수 있었다. 즉 아쉬움이하나도 남지 않았다는 것.
또한, 이런 비슷한 게임을 만나면, 그냥 찍지 말고 한 번만 물어봤으면 한다.
“사람들은 어디에 몰릴까?”
“나는 그 몰림을 어떻게 비껴갈까?”
규칙을 해석하고, 군중의 심리를 의심하고, 숫자의 빈칸을 찾는 과정.
그게 생각보다 재밌다.
그리고 그 습관은… 이런 응모 말고도 세상을 사는데 여기저기 써먹을 수 있지 않을까?






